앞의 두 글[1][2]을 올리면서 감이 좀더 잡힌 것 같습니다. 첫 글에서 소개한 논문에 '두 눈금 칸토어 집합(two-scale Cantor set)'을 예로 들어 여러겹 쪽거리(multifractal)에 대한 논의를 한 게 있는데요. 아무래도 그림이 없다보니 허전한 느낌이 있네요. 그 논문에 있는 그림을 그대로 퍼오려다가 저작권에 걸리는 게 아닌가 싶어서 제가 파워포인트로 다시 그렸습니다.


위 그림에 보듯이 길이가 1인 선분을 길이가 l1, l2인 선분만 남겨놓고 잘라냅니다. 각 선분에는 '방문 확률' p1, p2가 주어집니다. 이렇게 잘라내기를 되풀이하여 생긴 집합을 '두 눈금 칸토어 집합'이라고 합니다. 이런 l들과 p들을 이용하여 분배함수가 정의되고 이것의 성질로부터 여러 지수들이 정의되며 그들 사이의 관계가 딸려 나옵니다.

어쨌든, 그래서 여러겹 쪽거리가 쪽거리와 다른 게 뭐냐?라는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원래 칸토어 집합, 즉 길이가 1인 선분을 길이가 1/3인 선분 두 개만 남겨놓고 잘라내는 일을 되풀이함으로써 만들어지는 집합의 차원은 ln 2 / ln 3이며, 이 값만 있으면 되므로 칸토어 집합은 쪽거리입니다. 원래 칸토어 집합(쪽거리)과 두 눈금 칸토어 집합(여러겹 쪽거리)의 차이는 l들이 서로 다르다는 것과, 각 조각에 방문 확률이 정의된다는 것입니다. 그럼 어떤 요인이 여러겹 쪽거리를 만들어내느냐를 물어봐야겠죠. 이를 위해 다음 결과를 이용하겠습니다.

$$D_{\infty}=\ln p_1/\ln l_1,\ D_{-\infty}=\ln p_2/\ln l_2$$

(1) 우선, 모든 l이 같고, 모든 p도 같으면 위 두 D는 같은 값이 됩니다. 즉 q에 상관없이 모든 Dq가 같은 값이므로 이는 쪽거리에 해당합니다.

(2) 다음으로, l들은 같은데 p들은 다른 경우, 또는 l들은 다른데 p들은 같은 경우를 봅시다. 그럼 위 식에 의해 당연히 두 D가 다른 값을 가질테고, 이렇게 q에 따라 Dq가 변한다는 건 여러겹 쪽거리임을 의미합니다. 수학적으로 얼마든지 다양한 상황을 고려할 수는 있겠으나, 앞의 경우들은 물리적으로는 별로 나타날 것 같지 않은 상황입니다.

(3) 이제, l들도 서로 다르고, p들도 서로 다른데 위의 두 D가 같은 경우, 즉 쪽거리인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D는 아래의 맨 오른쪽 식으로 결정됩니다.

$$p_1=l_1^D,\ p_2=l_2^D,\ l_1^D+l_2^D=1$$

(4) 마지막으로 각 p가 각 l에 비례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는데요, 이때에도 위의 두 D가 다르므로 여러겹 쪽거리가 됩니다.

$$p_1=\frac{l_1}{l_1+l_2},\ p_2=\frac{l_2}{l_1+l_2}$$

$$\Rightarrow D_\infty=1-\frac{\ln (l_1+l_2)}{\ln l_1},\ D_{-\infty}=1-\frac{\ln (l_1+l_2)}{\ln l_2}$$

이제 정리를 해보면요, 여러겹 쪽거리는 서로 다른 부분은 서로 다른 쪽거리 차원으로 기술될 때 나타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l들이 같건 다르건, p들이 같건 다르건 모든 부분이 같은 쪽거리 차원으로 기술된다면 그건 그냥 쪽거리입니다(위의 (3)번 경우).

위의 (1)번과 (3)번을 제외한 다른 일반적인 경우에 위의 두 눈금 칸토어 집합은 여러겹 쪽거리이며, 특히 D는 맨 위 그림의 방법으로 계속 잘라냈을 때 맨 왼쪽 조각의 쪽거리 차원을, D-∞는 맨 오른쪽 조각의 쪽거리 차원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유한한 q에 대해 Dq는 그 사이에 있는 조각들의 쪽거리 차원을 나타내며 이렇게 하나의 시스템 안에 여러 쪽거리 차원이 존재하므로 여러겹 쪽거리라는 겁니다. 이제 좀 알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