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서 평균장 어림과 윗임계차원의 관계에 대해 썼는데 원래 한 가지 질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d_u보다 큰 차원에서는 평균장 어림이 정당화되며 이는 곧 스핀 사이의 상관을 무시할 수 있다는 말이라고 했다. 이는 두 스핀 i, j에 대해 |<s_i s_j> - <s_i> <s_j>|가 매우 작다는 조건으로부터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임계점 근처에서는 상관길이가 무한대로 발산한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d_u보다 큰 차원의 시스템에서) 스핀 사이의 상관을 무시하는 평균장 어림으로 임계현상의 중요한 특징인 무한한 상관길이를 설명하는 것이 가능할까?라고 물어볼 수 있다.

일단, 식 <s_i s_j> - <s_i> <s_j> = 0은 극단적인 가정이다. 스핀 i와 j가 거리 r만큼 떨어져 있다면 스핀 사이의 상관함수(spin-spin correlation function)는 상수를 생략하면 다음처럼 나타낼 수 있다.

A(r) = <s_i s_j> - <s_i> <s_j> ∝ exp(-r / ξ) / r^(d-2)

즉 ξ가 유한하다면 r < ξ인 한 A(r)은 일정한 크기를 갖는다. 임계점에서 ξ가 무한해지면 A(r)은 r에 대해 더욱 깔끔한 거듭제곱 꼴을 갖는다. ξ가 무한하든 유한하든 수식만 보면 긴즈버그 기준은 여전히 성립된다.

결국 수식의 문제가 아니라 해석의 문제인 듯 하다. 긴즈버그 기준은 A(r)이 m^2에 비해 작다는 것이지 A(r) 자체가 작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긴즈버그 기준: ∫dr A(r) / ∫dr m^2 ≪ 1) 즉 스핀 사이의 상관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스핀 사이의 상관이 스핀의 평균에 비해 작은 경우에만 평균장 어림이 정당화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애초에 앞의 글에서 평균장 어림은 "각 스핀이 시스템 전체의 다른 스핀들과 상호작용한다고 가정"하는 것이라고 썼고 이렇게 이해해야 '무한한 상관길이'와 일관성을 갖는다. 하지만 또 주의해야 할 점은 평균장 어림은 임계상태에만 국한되어 이용되는 어림은 아니다.

시스템의 온도가 임계온도보다 매우 높다고 하자. 거의 모든 스핀들이 랜덤한 값을 가질 것이므로 이웃 스핀들과의 상호작용을 다른 모든 스핀들과의 상호작용으로 대체해도 무리가 없다. 시스템의 온도가 임계온도보다 매우 낮다고 하자. 거의 모든 스핀들이 같은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을 것이므로 역시 이웃 스핀들을 모든 스핀으로 대체해도 무리가 없다.

결론적으로 평균장 어림은 임계상태냐 아니냐와 무관하게 이용될 수 있고(원래 그렇다) 임계상태에서 나타나는 '무한한 상관길이'라는 해석은 평균장 어림을 임계상태에 적용하는 경우에 오히려 더 잘 맞는다.

...라고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