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블로그를 보다가 문득 예전에 잠시 했던 생각의 조각이 떠올랐습니다. 친구의 카페에 답글을 달았던 건데 너무 오래전이라 원글을 찾을 수 없어서 생각나는대로 씁니다.

어떤 사회의 다양성이 잘 형성될 수 있는 적절한 인구수를 결정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여기서 '다양성'은 문화의 다양성이라고 합시다. 한 개인이 향유하는 문화의 다양성이 제한되어 있다고 하면, 인구가 많아질수록 다양성이 늘어날 거라고 일단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또한 주변 사람들과 맞춰가려는 성향이 있으며 특정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그 문화에 더 쉽게 동조하기도 하지요. 이런 경향이 심해지면 '군중심리'라 부르는 현상이 강화되어 다양성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인구수를 n이라 하고 n이 커지면서 다양성이 증가하는 경향을 f(n)이라는 함수로 씁시다. 또한 주변의 다수가 누리는 문화에 동조됨으로써 다양성이 감소하는 경향을 g(n)이라고 합시다. 그러면 인구수에 따른 다양성의 정도는 대략 f(n) × g(n)으로 나타낼 수 있고, 이 정도가 최대가 되는 n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구체적으로 f와 g가 어떤 모양이냐에 따라 최대값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사회학이나 심리학에 이런 연구가 없는지 궁금해지네요. 그리고 이렇게 쓰고보니 예전에 올린 '자급자족의 규모'와도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